written and directed by Spike Jonze
starring Joaquin Phoenix, Amy Adams and Scarlett Johansson

이 전에 이 영화를 보다 잠든 적이 있었다. 잔잔하기 그지 없는 영화라서 피곤한 상태에서 보는건 무리였다 ㅋㅋ

흠 사실 이 영화는 7년이나 전에 만들어졌는데도 너무나 감각적이다. 소박하지만 감각이 느껴지는 미장센, 매혹적인 스칼렛요한슨의 목소리와 잔잔한 음악 등. 사만다를 안을 수 없고 만질 수 없지만 그녀가 옆에 있는듯 테오도르가 느꼈던 것처럼 영화를 보는 나도 무엇인가 촉감도 간질간질 느꼈던 것 같다.

감정 전달의 끝판왕인 손편지마저 타인에게 대행되는 때에 OS를 통해 인간 깊숙한 곳의 고독이 만져진다는 테마가 너무나 신선하면서 동시에 충격으로 다가왔다. 언젠가 그런 세상이 올거야 라고 모두들 생각했지만, 이제는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는 때가 되어버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고독과 외로움을 견뎌내는 것은 인간에게 큰 과제로 남겨질 것이다. 사랑과 우정이 날이 갈수록 가벼워지고 그것마저 AI에게 의존해야할 때가 오겠지. 영화를 보며 흥미로웠던 부분은 AI와 사랑에 빠졌다고할 때 주변 친구들의 반응이었다. 에이미는 테오도르보다 앞서 OS 친구를 특별하다 소개했고, 리셉셔니스트 동료와 그 여자친구는 OS와의 더블데이트를 하자고 제안한다.
이상한 일이 벌어져도 cool ! 을 외치며 넘길수 있는 때가 온 것이다. 이건 이미 벌어지고 있는일...우리는 다름을 어디까지 수용하게 될까?

한편 결국 인공지능도 수많은 인간의 데이터 경험을 통해 학습한다. 테오도르를 통해 감정과 욕구를 학습한 OS는 이후 정말 4차원적인 수준의 대화를 구사하고 떠나버리는데, 그것을 발전시키고 내재화한것은 AI이지만 그보다 앞서 배움의 대상이 됨과 동시에 넘나 복잡한 탐구 대상인 인간이 결코 AI에 열등하기만한 존재는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비록 이세돌은 알파고에 패하고, AI에 인간은 일자리를 잃을테지만 우리에겐 몸둥이와 강력한 욕구, 감정 등 인간성이 있다는거다...!

다가올 시대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모습으로 살게될지 단적인 예를 잘 보여주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좋은 영화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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